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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등 C커머스 공습에…네이버 '크림', 검수센터 확장 이전

기획자 채니 2024. 4. 1. 10:08

크림 상수 매장/사진제공=네이버네이버(NAVER)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크림)이 검수센터를 확장 이전한다. 최근 거래량이 많아짐에 따라 검수 물량이 지속해서 늘어났고 이에 따라 검수 상태와 배송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3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기존 성수동에 있던 검수센터를 장지동 등 동남권 지역으로 확장 이전하고 있다. 크림은 검수센터 이전을 위해 지난 27일부터 4월14일까지 보관 판매 신청을 중단한다.

지난 15일 검수 지연 안내 공지까지 낸 크림은 이번 검수센터 확장 이전을 통해 가용 물량을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자동화 및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한 검수 서비스를 위한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매년 검수를 위해 수백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진 크림은 지금껏 검수 기술 고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검수는 작업 특성상 기계가 할 수 없기 때문에 인력을 계속 늘려왔고 검수 관련 교육도 꾸준히 시행해 왔다.

또 정확한 검수를 위한 UV 테스트, X-Ray(엑스레이) 촬영은 물론 이미지 기반의 AI(인공지능) 검수 엔진 개발을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2023년에는 크림에서 거래되는 제품 검수를 담당하던 페이머스 스튜디오를 90억원에 인수했다.

크림의 검수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2년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와의 검수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판매자는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크림에 등록했다가 짝퉁이라는 검수 결과를 받았다. 무신사는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해 확보한 정품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했으나 해당 제품 본사에서 짝퉁 판정을 내리며 크림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크림은 높은 소비자 신뢰도와 고가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최근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인 알리, 테무 등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 업체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플랫폼이 아니라 수수료가 높더라도 안전하게 고가의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의 지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C커머스 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네이버 스토어의 경쟁력이 일부 타격을 입는 만큼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크림의 성장이 중요하다. 실제로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 매출의 70% 이상이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선물하기'에서 발생해 C커머스 업체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평가받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들이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에 침투하는데 소비자들이 그런 플랫폼에서 명품이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진 않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던 일부 판매자들은 C커머스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겠으나 크림이나 선물하기 등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있는 플랫폼의 경우 C커머스의 영향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 관계자는 "거래량이 점점 많아지는데 검수 용량에는 한계가 있어 그동안 검수가 오래 걸리거나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일부 있어 확장 이전을 하게 됐다"며 "현재 쇼룸 정도로 작게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도 사업 확대 차원에서 향후 확장해 직접 판매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